리바이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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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장원삼에게는 징크스가 있다. 홀수해에는 성적이 죽을 쓴다. 이 말은 짝수해에는 잘 나간다는 뜻. 어쩌다보니 우연이 겹친 것 이겠지만 반복되다보면 스스로도 신경이 쓰일 것이다.

 

스티븐 킹의 전작 <미스터 메르스데스>를 읽고 실망감이 컸다. 이거 또 약 먹고 쓴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횡설수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경험상 킹은 한번 망하고 나서 낸 작품은 기가 막혔기 때문에 <리바이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역시였다. 글은 안정감이 있으면서도 스릴이 넘쳤다. 특유의 묘사도 여전했다. 이를 테면 아래와 같은 표현들이다.

 

"방 안의 코끼리라는 표현이 있잖니? 워낙 커서 못 본 척 할 수 없는 건데. 방이 워낙 길면 심지어 코끼리도 못 본 척 할 수 있다는 뜻이야."

 

"우리는 절대 모른다. 어느 날이라도 당장 쓰러질 수 있는데 우리는 그걸 절대 모른다."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하니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리라. 내가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깨닫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다가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어린아아의 일을 버렸노라. 우리가 이제는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로 대하여 볼 것이요, 이제는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_고린도전서 13장"

 

스토리 또한 난해하지 않고 간단하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젊은 목사가 사고로 아내와 아들을 잃고 나서 무신론자가 된다. 간접적으로 목소리를 잃었던 형이 다시 목소리를 찾게 된 목사의 기적을 체험한 주인공은 약에 쩔어 지내다 다시 목사를 만나게 되는데.

 

자, 더 자세한 내용은 직접 책을 읽어보시길. 아니 직접 글을 써보시길. 킹 말마따나 글을 쓰다보면 기억이라는 깊은 우물의 뚜껑이 열리게 마련이니까. 그것이 비극이든 희극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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