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의 역사 - 매일 5억 명의 직장인이 일하러 가면서 겪는 일들
이언 게이틀리 지음, 박중서 옮김 / 책세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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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다니는 사람에게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일까?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 물론 기쁘기는 하지만 즐겁다고 하기에는. 점심시간? 일리가 있다.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는 원초적인 고민은 늘 떠나지 않기에. 그럼에도 약하다. 회식? 노노.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린다. 그렇다면 과연 정답은?

 

출퇴근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출근전까지는 온갖 망상에 시달리지만 현관문을 열고 출근하는 순간 왠지 모를 충만감이 차오른다. 반면 퇴근할 때는 안도감에 젖는다. 오늘도 무사히 버텼구나. 아무리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노동이 사라진다고 해도 출퇴근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왜 그 시간은 무섭도록 지겨우면서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환희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여자 상사는 퇴근 시간을 애매하게 넘기곤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퇴근 수당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또 한가지 이유는 집에서 모시고 사는 시어머니 식사를 해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참 대단하다. 이처럼 출퇴근은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흔히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낭비라고 말한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길바닥에서 헤매는게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뜻이다. 글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고된 노동을 어떻게 버틸까? 곧 출퇴근은 일종의 완충장치이며 온존히 자신만의 준비시간이다. 출퇴근에 너무 오래 시간이 걸린다고 툴툴거리는 사람에게 회사 근처에 사택을 마련해준다고 좋아라하지는 않는다. 

 

이 책은 미시사의 일종이다. 다들 하찮게 여기는 그러면서도 소중한 작은 역사를 발굴하여 이야기식으로 풀어낸다. 출퇴근이라는 소재 또한 누구에게나 공감가는 것이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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