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하시모토 아이 외 출연 / 하은미디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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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 둔대>를 시사회에서 보았다. 사회자가 상영에 앞서 이 영화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침을 튀겨가며 설명하던 순간 내 뒷좌석에 자리잡고 있던 누군가가 손을 들고 설명은 나중에 듣고 영화부터 봅시다라고 말을 했다. 둘다 대단하다 싶었다. 긴장한 채 영화를 봐야 하다니.

 

이 영화는 미스테리다. 제목에도 등장하는  키리시마는 끝내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그가 사라졌다는 것, 또 동아리 활동을 그만두었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이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카리시마가 왜 그랬는지를 두고 열띤(?) 논쟁을 벌인다. 마치 라쇼몽의 범인을 찾듯이 추축은 제각각이다.

 

결론은 없다. 자살을 한 것도 아니고 왕따로 경찰에 피해신고를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단순히 동아리활동을 그만둔 것일 뿐인데, 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학생일 때는 학교가 세상의 전부이며 친구와의 우정이 절대적임을 상기한다면 심각한 일임에 틀림없다.

 

서로가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는 것을 끔찍하도록 싫어하는 일본의 강박은 이처럼 사소한(?) 일도 우주적 관심사로 끌어올린다. 그렇기에 더욱 더 왕따가 힝횡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곧 서로 만나 주먹다짐을 하든지 함께 밥이라도 먹으며 훌훌 터는게 아니라 상처를 꼬옥 감싸안은체 무리의 곁을 떠나 집단에 항거한다. 일본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영화를 권한다. 일본사회를 세심한 칼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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