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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의 정원 - 1998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13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이복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2월
평점 :
나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부모님들도 모두 도시 출신이라 시골에 갈 기회는 거의 없었다. 아차피 여행을 하러 시골에 가면 답답함에 하루빨리 서울로 올라오고 싶어 안달을 했다. 아스팔트와 높은 빌딩이 내게는 자연이었다.
도시에서 벗어난 계기는 결혼이었다. 신혼집을 장만할 돈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밀려난 것이었다. 싼 집을 찾다보니 경사진 산기슭까지 올라가야 했다. 처음엔 모든게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좋은점을 발견했다. 무엇보다 머리가 맑아졌다. 그동안 헛살았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지만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다짐은 했다.
지금 사는 곳도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저녁 무렵 노을을 배경삼아 산을 바라보면 동네 공원을 터덜터덜 걷듯이 뛰며 이곳이야말로 내가 있을 곳이다, 라는 확신을 하곤 한다.
<리디아의 정원>은 자연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와봐도 발견하기 어려운 도시 사람들에게 단비같은 그림책이다. 버려지다시피했던 옥상에서 피어나는 녹색자연을 보는 순간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