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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그리는 사람 ㅣ 신나는 새싹 1
프레데릭 망소 글.그림,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14년 5월
평점 :
내가 사는 동네에 재건축 광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분담금을 내지 않으려는 꼼수 때문에 일시에 이루어진 일이다. 순서대로 차근차근히는 돈 앞에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이주기간도 다 지나 이제 철거만 남은 아파트먼트 단지를 가로질러 갈 때마다 이 나무들은 어떻게 되지, 라는 걱정이 앞선다. 그저 그런 나무들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다는 메타세콰이어들이기 때문이다. 이 마을을 사랑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 나무들 때문이었는데.
<나무를 그리는 사람>은 영화가 원작이다. 가봉을 배경으로 한 <원스 오픈 어 포레스트>를 그림책으로 각색한 것이다.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림책만으로도 그 기운이 확 전해진다. 개발열품으로 베어지는 나무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과 그 가운데에서도 새 싹을 틔우는 용기에 희망을 갖게 된다.
나무란 본래 신성한 존재이다. 뿌리가 대지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곧 나무를 잘라바리는 것은 땅과의 기운까지 뽑아버리는 것이다. 나무가 제공하는 온갖 혜택을 잊고 사는 우리의 앞날에는 회색빛만 암울하게 뿜어져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