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세트 - 전13권 위험한 대결
레모니 스니켓 지음, 홍연미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성경에서 가장 이상한 장을 꼽으라면 <욥기>와 <요한계시록>일 것이다. 내 의견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구종말을 인정하는 듯한 요한계시록 까지는 인정하지만 욥기가 왜? 선한 사람도 악의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곧 내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심지어 착하기까지 한데 거듭된 환난에 처하게 된다.

 

<위험한 대결>은 욥기의 소설판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대상이다. 단지 부모를 잃었기 때문에, 그렇게에 더 동정을 받아 마땅한 아이들이, 악당에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한다. 뭔가 선한 결말에 다다르기 위한 극적인 장치도 아니다. 그저 아무 이유없이 한 고비를 넘었다 싶으면 또다른 구렁텅이에 발목을 담근 채 전전 긍긍한다.

 

대체 작가는 왜 이런 설정을 한 것일까? 만약 인생은 불행한 것이라면 가장 좋은 선택은 체념하는 것이다. 닥치는대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맡긴채 희망을 품지 않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탈출구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낙담하는 대신 용기를 가지고 고난을 헤쳐나갔다. 그 힘의 원천은 형제들끼리의 우애였다. 때로는 싸우고 화내고 욕도 하지만 결국에 남는 것은 연대감이었다. 장장 13권에 걸친 대서사의 교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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