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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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의식처럼 라디오를 듣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KBS 1 FM이었는데 최근엔 교통방송으로 채널을 돌렸다. 세상에나 교통방송을 다 듣다니? 이게 다 김어준 때문이다. 여전히 그의 바람많이 들어간 발음이나 껄렁대는 말투가 신경을 거슬르지만 묘한 중독처럼 주중에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않고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무조건 고정이다.

 

왜일까? 대통령 탄핵바람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10월말 태블릿 PC 보도가 나가면서부터다. 그전까지 우리의 언론은 암흑기였다. 보수정권이 연달아 들어서면서 알아서 기는게 습관처럼 굳어버려 뉴스를 보고 싶지조차 않았다. 그러나 JTBC의 맹활약으로 조중동까지 들고 일어나는 바람에 그나마 좀 들을만 해졌다. 급기야는 재야의 거두 김어준까지 공중파에 입성하고야 말았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편한성을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진보이고 문재인 빠이다.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절대 들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청취자 모두가 진보에 문재인 지지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기존 방송에서 보고 들을 수 없는 시원한 이야기를 접하고 있어서다.

 

김어준 제국(?)의 시작은 딴지일보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껄렁한 잡담을 한데 묶어 신문형태로 펴낸 인터넷 방송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참신했기 때문이다. <닥치고 정치>는 그의 인기가 정점을 찍었을 때 나온 책이다. 정치에 무관심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할말은 하자는게 주제지만 딱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

 

역설적으로 김어준은 보수정권의 고리타분함이 만든 산물이다. 만약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자신들에 대한 비난조차 풍자로 받아들이고 웃어 넘겼다면 지금 이 모양 이 꼴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좌파를 껴안으며 승승장구하며 2의 메르켈을 꿈꾸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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