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브랜드
임태수 지음 / 안그라픽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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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019를 쓴다. 휴대폰 번호를 알려줄 일이 생길 때마다 상대방은 살짝 놀란다. 어떤 사람은 아직도 019를 쓰세요라고 되묻기도 한다. 휴대폰도 2G도 아닌 슬라이딩 일반폰이다. 통화와 문자 정도만 된다. 배터리도 단종되어 충전도 잘되지 않는다. 충분히 충전해도 하루 2시간 정도 쓰면 끝이다.

 

왜 이런 미련한 짓을 계속 하는 걸까? 휴대폰에 혹은 전호번호에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버지의 유품이리거나 혹은 이별한 사람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거나? 마치 드라마처럼. 죄송하지만 없다. 그저 익숙하니까 쓰는 거다. 게다가 아직 고장이 나지 않았고 요금도 저렴해서.

 

브랜드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고객에 대한 일종의 약속이다. 우리가 이런 제품을 계속 만들어낼테니 변함없이 애용해 달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한번 거래가 성립하면 둘 사이는 끝까지 간다.

 

<날마다 브랜드>는 브랜드가 곧 신용임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조금 안 팔린다고 해서 호돌갑을 떨며 이벤트를 해대고 간판을 바꿔 달고 미끼 상품을 듬쁙 안겨준다고 해서 고객을 끌수는 없다는 사실을. 물론 초창기에는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우리도 자본주의 역사를 꽤 겪은만큼 이제는 브랜드 파워를 의식할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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