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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스 데이비스 - 재즈의 모든 양식의 아버지 마일스 데이비스의 자서전
마일스 데이비스 지음, 성기완 옮김 / 집사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마일스 데이비스 자서전을 봤을 때의 흥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피와 땀이 끓어오르면 흥분하는 경험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치 내 앞에 마일스 데이비스가 앉아 이런 XX, X같은 세상 운운하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마구 지껄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공은 원작자에게도 있지만 전적으로 번역자 성기완의 몫이다. 문제는 이처럼 신나고 들뜬 분위기의 책을 개정판을 내면서 싹 거세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X같은 개정판을 봤나!
마일스 데이비스는 현대 재즈의 이정표이다. 어쩌면 그가 없었다면 재즈는 우리나라 판소리처럼 유물이 되어 국가의 지원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신세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루이 암스트롱으로 대표되던 구수한 재즈를 영롱한 푸른빛 감성으로 재탄생시킨 마일스의 공로는 두고두고 칭송되어야 마땅하다.
아울러 자서전이란 이런 식이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칭찬받아야 한다. 대부분 자서전하면 어떻게 해서든 개인의 허물은 감추고 자랑할 것은 과정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 책은 그 틀을 완전히 부셔버렸다. 오만하고 방자하여 짜증날 정도의 자기 중심주의자 마일스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실제로 이 책은 데이비스의 구술을 바탕으로 마치 독백하듯이 글을 전개시키고 있다. 공저자인 퀸시 트루프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눈에 훤하다. 그는 마일스와 음악적으로 공감한 시인으로 데이브스의 전기를 펴내는데 최적의 사람이었다. 그 결과는 전미도서관 대상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