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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 - 처방전은 약치기 그림
양경수 지음 / 오우아 / 2016년 11월
평점 :
드라마 <김과장>이 인기다. 직장을 배경으로 한 일종의 코미디인데 꽤 보는 사람이 많다. 한 라디오에서 이 드라마에 웹툰을 제공하는 작가의 인터뷰를 들은 적이 있다. 양경수였다. 처음 듣는 이름이다 싶었는데 아, <야근수당>의 삽화를 그린 작가라는 것을 알고 맞아, 그 사람 하고 감탄까지는 아니지만 뒤늦게 눈치를 챘다.
이 책은 그림이 90퍼센트, 글은 10퍼센트쯤 된다. 직장생활의 애환을 짧은 글과 유니크한 그림으로 엮은 것이다. 아마도 <야근수당>에서 일러스트를 제공한 것이 계기가 된 듯싶다. 이미 페북에 떠다니는 내용을 엮은 것에 불과하다고 하는 평도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처음 그의 그림을 볼 때부터 외국 작가 혹은 우리나라 배경이 아닌 교포의 그림이 아닌가라는 착각에 빠졌다. 기본적으로 미국식 캐리키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한국인 얼굴 같지만 자세히 보면 서양식 제스추어를 취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런 이질감이 더욱 현실을 도드라지게 보이게 만든다. 곧 무대리처럼 지나치게 우리와 흡사한 얼굴을 보면 도리어 공감이 되지 않지만 관찰자로 보게 되면 보다 세밀하게 와닿는 부분이 많다.
그의 그림은 작은 화면이 아니라 책으로 더 나아가 전시회에서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현대사회의 축소판인 직장에서 겪는 소재라는 점도 돋보인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 말을 해당 나라 말로 바꾸어 놓아도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