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의 작사법 - 우리의 감정을 사로잡는 일상의 언어들
김이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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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과 작사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울까? 음악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작곡일 것이고 글을 쓰는 이들은 작사도 작곡 못지 않게 힘들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해 작곡이 더욱 힘들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사 없는 노래는 가능하지만 선율없는 노랫말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작사가는 푸대접을 받았다. 그저 노래 선율에 어울리는 가사를 덧붙이는 보조품 정도로 인식되었다. 작곡가가 전문 직업으로 대접받았다면 작사가는 소모품에 불과했다. 그러나 가요시장이 커지면서 구체적으로 아이돌 위주의 댄스음악이 주류가 되면서 작사사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컴퓨터의 도움으로 작곡이 가능해진 것도 한몫했다. 곧 직접 악기를 다루지 못해도 씬시사이저로 무궁무진하게 선율을 뽑아내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작곡가의 아우라가 한풀 벗겨져버렸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작사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선율보다 가사에 집중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양념처럼 들어가는 랩때문에 온전히 가사를 전달해야 하는 책임도 커졌다. 아예 랩이 등장한 것도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김이나는 독특한 입지를 다져왔다. 습작처럼 쓰던 가사를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하곤 줄줄이 히트작을 배출했다. 아이유가 부른 <좋은 날>은 대표작이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멜로디보다 아이쿠, 하나 둘 하는 후크에 끌려 무한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김이나는 가사쓰기에도 법칙이 있다고 강조한다. 눈에 보일듯이 그리고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 그의 가사가 유독 생생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과거 가요가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면에 머물렀다면 김이나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어
흐르지 못하게 또 살짝 웃어"

 

정말 눈앞에서 한 여자가 눈믈을 머금고 있으면서도 애써 웃으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가?

 

덧붙이는 말

 

김이나는 미인이다. 목소리는 걸걸하지만. 자주 티브이에 모습을 비출만도 해도 어쩐 일인지 뜸하다. 언젠가 감각이 떨어지면 작사를 그만둘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글쓰기에 도전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녀가 이점을 인식하여 외부노출을 자제하고 내공을 닦고 있다면 힘껏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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