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로 간 예술가들 -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산촌 생활자 이야기
박원식 지음, 주민욱 사진 / 창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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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를 떠나 깊숙한 산골에 처박히고 싶은 욕망은 나이가 들수록 더해진다. 지금의 삶이 구질구질하기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중년 남자들은 그 정도가 심하다. 막상 가라고하면 가지도 못할거면서.

 

이 책은 산속에 사는 예술가들을 취재한 글이다. 사정은 여럿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생활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다. 그렇다. 다른 여러 이유를 떠나 돈이 적게 드니 도시를 벗어나는 것이다.

 

산속에 사는 예술가라는 이미지는 낭만 시대의 유물이다. 뭔가 엄청난 일을 하는 사람이니 일반 사람과는 달라야 한다는 편견도 작용했다. 만약 소설가가 아침에 일어나 급하게 빵 한쪽 우겨넣고 지옥철에 시달려 한시간 넘게 걸리는 직장에 출근하여 하루종일 일하고 야근까지 한다면 이상하지 않아?

 

그러나 모름지기 예술가라면 직장인 못지 않게 자기 절제에 강해야 한다. 곧 하루중 절대시간은 몰두해야 한다. 세시간이 되었건 열시간이 되었건. 그 장소가 굳이 산골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자기 방일수도 있고 방이 없다면 동네 도서관 구석자리여도 괜찮다. 알랭 드 보통을 흉내낼 필요는 없지만 시끄럽기 짝이 없는 공항 대합실도 좋다.

 

만약 당신이 예술가가 되기로 선언했다면 장소를 물색하기에 앞서 당장 그 일을 시작해라. 어줍잖게 산속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예술혼을 억지로 끄집어내려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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