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깎기의 정석 - 장인의 혼이 담긴 연필 깎기의 이론과 실제
데이비드 리스 지음, 정은주 옮김 / 프로파간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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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디지털 시대에 들어섰다고 해도 아놀로그의 향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연필이 대표적이다.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이고 그 다음은 커피를 끓이고 나서 연필로 하루 할 일을 메모지에 적는 것이다. 연필이 뭉특해져 있으면 파버 카스텔 연필깎기로 심을 다듬는다.

 

<연필 깎기의 정석>은 연필에 대한 사랑이 충만한 책이다. 나무에 심을 넣어 만든 원초적인 형태의 연필은 수백년을 거쳐 그 형태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아무리 많은 필기구가 등장했다가 사라져도 연필은 영원불멸인 것이다. 실제로 아무리 휴대폰이나 노트북, 태플릿이 기승을 부려도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것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니까. 대신 연필은 언제든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연필은 깎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불편을 덜기 위해 발명된 것이 볼펜이나 샤프펜슬이다. 연필을 깎지 않고 쓸 수 있는 필기도구라는 사실에 사람들은 환호했다. 연필은 금방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러나 이내 깨달았다. 연필을 깎는데는 숭고한 철학이 깃들어 있음을. 연필깎기는 일종의 워밍업으로 특히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마음을 가다듬는 효과가 있다. 굳이 칼로 섬세하게다듬지 않고 연필깎기에 놓고 돌리기만 해도 미음이 차분해진다. 연필 덕후들은 이 마음을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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