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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 아웃케이스 없음
윤가은 감독, 최수인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친구가 없는건 슬프다. 그러나 꼭 있어야 하는건 아니다. 단지 좀 불편할 뿐이다. 적어도 어른에게는.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다르다. 그들에게 친구는 전부다. 교유관계가 없는 어리시절이란 암흑이다.
언제나 외톨이인 선이.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방학을 맞아 전학생 친구가 찾아온다. 한눈에 친구가 될 것임을 직감한 둘은 사귀기 시작하는데. 개학을 하여 서서히 잊혀진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지아가 선을 멀리한다. 한방에서 잠을 같이 잘 정도로 친했는데. 아이들에게 친구집에서 같이 잠을 잔다는 건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시 혼자가 된 선이. 영화는 그런 선을 용납하지 않는다.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덜컥 반에서 1등을 해버린 선이는 기껏 사귄 반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잠시나마 선이는 왕따를 주도한 그룹과 친구가 되지만 결국 둘은 다시 왕따가 된다.
선은 깨닫는다. 매일 맞으면서도 친구와 어울리는 동생을 보며 복수가 전부가 아님을. 때리고 다투다가는 언제 노느냐구? 모두가 지아를 멀리 하며 괴롭힐 때 선은 나선다. 지아는 선을 밟지 않았다구. 과연 둘은 다시 절친이 될 수 있을까?
울림이 큰 영화는 한참이나 잊혀졌던 기억을 소환해내는 힘이 있다. 나 또한 가해자이기도 했고 피해자이기도 했다. 어느 순간 친하게 지내던 친구라고 여겼던 아이가 꼴도 보기 싫어진 적이 있다. 그 아이에게 묻는 말에 나는 처음에는 묵묵부답하다가 나중에는 노골적으로 화를 내기도 했다. 그만하라구, 짜증나게. 그 아이는 입을 닫았다.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안다. 학교 운동회때 여장을 하고 나간 그 아이가 너무 예뻐서 샘이 났기 때문이었다. 마치 지아가 아침에 일어나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선이를 보고 화가 났듯이.
관계 맺기는 아이들에게만 힘이 든게 아니다. 어른들도 괴롭다. 단지 그런척하지 않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