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리포트 -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진국가란 자기검열이 없는 나라를 말한다. 이를 테면 대형사건이 터졌을 때 숨기기에 급급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원인과 대처방안, 문제점을 집요하리만큼 다룬다.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면 전문가들이 가세하여 논쟁을 벌이고 시민사회는 양측의 쟁점을 모두 가감없이 받아들여 스스로 판단을 한다.

 

식민지와 독재, 군사정권을 거친 우리나라는 통제국가였다. 곧 국가가 주도하여 경제성장을 내세워 국민들을 우민으로 만들었다. 1987년 이후 형식적이나마 민주주의가 도입되어 그나마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듯 했으나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버렸다. 블랙리스트나 관제데모는 대표적인 예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세월호 참사나 용산 비극에 버금갈 대형 사건이다. 두 사건과 달리 장기적으로 서서히 어린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점에서는 더욱 비극적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관심은 덜했다.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도 피해규모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에게까지 미쳐 방대한데도 말이다.

 

이유는 언론 통제이다. 국가의 직간접적  간섭과 기업의 로비가 언론을 옴짝달싹 못하게 한 것이다. 그런 이유때문에 스스로 재갈을 문 언론도 문제지만 내 일이 아니면 쉬쉬하며 애써 눈감은 우리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이 책은 JTBC 스포트라이트 팀에서 제기한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글과 사진으로 엮어낸 것이다. 사건개요와 처리과정일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파악이 쉬울 뿐더러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직접 느낄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교휸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이나 정부의 적절한 대응만이 아니다. 화학제품의 유독성을 깨닫고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을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단지 싸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용했던 각종 유해물질이 언젠가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되신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