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1 - 사건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9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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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에는 두께에 질렸다. 두툼한 책으로 3권. 소설의 무게치고는 너무 해비하다. 안나 카레리나도 아닌데. 그래도 미야베 미유키니까 라는 마음으로 눈 딱 감고 읽기 시작했는데.

 

일본 문화의 거대한 한 축은 학원물이다. 중고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활약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만화, 소설, 영화, 아이돌 등 장르도 무궁무진하다. 흥미로운 점은 학원문화의 소비층이 중고등학생이 아니라 어른들이라는 점이다. 곧 어른이 되어 가장 그리워하던 시절을 떠올리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채색한 가공의 세계지만.

 

한 아이가 죽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서. 학교는 사건을 덮어버리기 위해 전전긍긍하지만 학생들의 의견은 다르다. 뭔가가 있어, 분명히. 어른들이 밝히기를 꺼려한다면 우리가 파헤쳐보겠어. 학내 재판을 여는거야.

 

재판이란 형식은 실랄하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자들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담임 선생은 그녀를 밉게 본 이웃집 여자의 투서로 쫓겨나고 왕따당하던 학생은 두문불출 학교에 나오지 않고 범인으로 지목된 문제아는 깽판을 친다. 혼돈의 연속이다.

 

결론은 허무하게도 자살이었다. 원래의 판결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을 겪으며 사람들은 아수라의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과연 학생들은 그 과정을 거치며 성장했는가 아니면 순수함을 읽었는가?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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