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힙합하다 1~2 세트 - 전2권 - 한국, 힙합 그리고 삶 힙합하다
송명선 지음 / 안나푸르나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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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씬이 뜨겁다. <쇼미더 머니> 방송이후부터라는 소리가 있는데 사실은 다르다. 방송사는 추적자에 불과했다. 이미 언더에서는 날고 기는 래퍼들이 일대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어찌 보면 늦은 거다. 이미 1990년대부터 광풍이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피처링이라는 이상한 말로 노래 가사 속에 아주 조금 읇조리는 게 전부였다. 노래 못하는 아이들이 그 몫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랩을 전문으로 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이후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전에도 힙합 그룸이 있었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당대(?) 최고의 힙합 뮤지션의 대담집이다. 도끼, 그레이, 자이언티, 지코 등 이름만으로 쟁쟁하다. 만약 그들의 이야기를 기사식으로 꾸며 썼다면 현실감이 현저하게 떨어졌을 것이다. 질문은 최대한 짧게 하고 래퍼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래퍼들의 최대 고민은? 역시 이 짓을 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역설적으로 부를 자랑하거나 과시하는 것은 가난에 대한 두려움이 그만큼 더 크기 때문이리라. 고객이 없으면 곧 들어줄 사람이 없으면 힙합도 저물게 마련이니까. 한 때 록이 그러했듯이.

 

그러나 그런 고민일랑 지금은 접어두고 실컷 지껄여대자. 내가 나이 들어 못하게 되면 또 어린아이들이 나와 뱉어내면 그만 아닌가? 힙합정신은 바로 그런 것이다. 대를 이어 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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