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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식당 - 그곳은 우리를 눈 감게 만든다. 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장진우 지음 / 8.0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소위 떳다 싶으면 책을 내는 세상이다. 이름값을 빌려 좀 팔리기 않을까 싶은 출판사의 상술탓이다. 고백하자면 나도 그랬다. 기본빵은 하지 않겠어. 글을 못 써도 상관없다. 대리작가를 붙이면 된다. 대신 무지무지 감각적으로 내야 한다. 표지도 예쁘고 사진도 화려하게 무조건 뽀사시하게 글자는 큼직큼직하게 박고 여백을 남겨 마치 시집처럼 느껴지게. 에라이, 독자가 무슨 허접이냐, 그 속셈을 모를줄 알고.
장진우는 성공한 사업가다. 식당으로. 그점은 인정한다. 과연 그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궁금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만약 그가 사업에 쏟는 열정의 백분의 일만 책에 기울였다면 이런 식으로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식당을 경영하면서 겪은 노하우나 창업비법을 가감없이 숫자 하나 틀리지 않고 고스란히 책에 담았어야 했다. 차례도 창업레시피, 폐업레시피 식으로 특징을 살리면서.
물론 간간이 사업 관련 내용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하나마나 들으나마나한 글들이다. 편집자도 곤혹스러웠겠지. 책은 내야 겠는데 덜컥 선인세를 주겠다고 계약까지 했는데 컨텐츠가 없네. 방법은 두가지. 대충 얼버무려 내거나 무르익을때까지 기다리거나. 불행하게도 선택은 당장이었다. 장진우와 출판사 모두에게 패착이었다. 왜 그런지는 아래 문구를 보면 알 수 있다.
"그곳은 우리를 눈 감게 만든다. 그는 분명, 특이한 사람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도대체 누가 이런 카피를 뽑았는지? 출판사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내용은 둘째치고 지시대명사를 남발하다니. 박근혜 화법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