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2disc)
권종관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예술의 가장 큰 적은 금기다. 90년대 한국영화가 개똥이었던 이유는 자율, 타율의 검열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이후 과거회귀의 조짐이 뚜렷하지만 다행히 탄핵으로 그 열차는 멈춰서게 되었다.

 

<특별수사>는 소재가 돋보이는 영화다. 조직폭력배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조폭이나 검사 아니면 변호사가 주인공이 아니다. 영웅은 사무장이다. 조연측에도 끼지 못하던 사무장이 종횡무진 활약한다. 게다가 섹시하고 늘씬하다.

 

시나리오도 훌륭하다. 돈밖에 모르는 사무장이 사형수의 편지를 받고 개과천선까지는 아니지만 책임을 지고 감옥에서 꺼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거기에 경찰끼리의 암투까지 곁들어 흥미진진하다.

 

지나치게 사무장 역의 김명민에게 의존한다는 점이 약점이지만 도리어 그게 강점이기도 하다. 그가 아니었다면 지리멸렬했을 뻔했기 때문이다. 곧 좋은 소재와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영화를 밀어붙이는 힘이 떨어졌다. 이건 전적으로 감독의 역량이 부족한 탓이다. 고작 백만 명 조금 넘고 막을 내리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이야기다. 유머와 섬뜩함을 너무 오가느라 관객을 헷갈리게 하지 말고 한쪽 방향으로 승부를 걸었어야 했다. 혹시 속편이 제작된다면 다른 감독이 맡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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