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충격 - 과학기술 혁명이 몰고올 기회와 위협
클라우스 슈밥 외 26인 지음, 포린 어페어스 엮음, 김진희 외 옮김, 정재승 감수 / 흐름출판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기술이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더디게 움직인다. 인터넷이나 드론의 등장에 열광하면서도 비오는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우산을 펴며 이백년 전과 다름없음에 어이가 없어진다. 비가 묻으면 자동으로 마르거나 탐지기가 있어 잃어버릴 염려가 적은 우산은 없을까?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화석연료에 근거한 대규모 제조업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본격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손쉽게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디지털이 발달하더라도 하드웨어, 곧 기반시설은 제조업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디지털 기술이 제조업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콘크리트나 시멘트를 근본적으로 대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4차 산업헉명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기술때문이라기 보다는 사회제도의 변화가 더욱 급격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광장 민주주의는 과거 같다면 상상이 힘들었다. 특정 시간, 장소에 일시에 백만명 가까이 모이려면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휴대폰에 공지를 띄우는 것만으로 삽시간에 가능하다.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디지털은 다수를 접촉시킨다. 한 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세계가 하나의 채널로 연결될 수도 있다. 말그대로 지구촌이 현실이 된 것이다. 물론 문제도 많다. 장소의 특이성이 사라지며 어디가나 비슷한 풍경을 보게 된다. 또한 역설적으로 정보 통제가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 모두가 휴대폰을 사용하니 그곳만 막으면 된다. 동시에 내 위치나 소비 내역이 모두 기록되니 사생황침해 우려도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모두가 인테넷의 바다를 자유롭게 떠도는 삶을 사는 것이 대세가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다양한 전망중 어떤 것은 어이없는 농담으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근미래에 실현이 될 것이다. 그 순간 중요해지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곧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더라고 그 기술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설령 로봇이 지배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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