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백남준 -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들려주는 백남준의 삶과 사랑, 예술
구보타 시게코.남정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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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종이 태어나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많은 천재들이 사라져간 것은 유무형의 지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드물게 살아남았다고 해서 마냥 칭송을 받는 건 아니다. 참, 유별나, 알고 보니 별 게 아니네, 집안이 빵빵하니까 저런 짓도 하는 거지.

 

백남준은 해외에서 알려져 우리나라에도 유명세를 얻은 예술가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굿모닝 조지 오웰 이벤트를 직접 티브이로 시청한 국민들은 그의 의도가 무엇이든 한국을 빛낸 아티스트이니 당연히 좋아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혔다.

 

어쩌면 그의 사업가적 면모가 예술가의 명성을 더욱 드높였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이었다. 수십, 수백 대의 브라운관을 연결하여 펼치는 장관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단 티브이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삼성전자의 후원으로 그의 구상은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진면목은 단지 비디오 아트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백남준은 행위예술가다. 영원히 기록되지 않은 순간에 집착하는 그의 퍼퍼몬스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의 비디오아트는 칭송하면서 미국 클린턴 대통령 앞에서 바지를 벗어버린 것은 단순히 해프닝쯤으로 여기다니.

 

이 책은 그의 아내 구보다 시게코가 곁에서 지켜본 백남준을 관찰하고 나서 쓴 글이다. 아무래도 남편이다 보니 애정이 듬뿍 담아 우호적으로 쓸 수밖에 없었으리라. 실제로 그에 대한 비판은 극히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백남준을 마냥 칭송만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담담히 그에 대해 기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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