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사랑
드니 빌뇌브 감독, 루브나 이자벨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영화 <귀향>을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분노와 슬픔을 과연 자제할 수 있을까? 그러나 다른 나라 관객들이 본다면 상황은 사뭇 다를 것이다. 비극에는 공감하지만 치솟는 화를 다스리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자신과 상관없는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그을린 사랑>은 제목때문에 속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지독한 사람쯤으로 생각하고 보다가 허걱 하고 입을 틀어막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나선 쌍동이 남매. 하나씩 하나씩 비밀을 알아갈수록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잔인한 현실에 부딪치게 되는데. 

 

영화는 충격과 경악의 연속이다. 종족간 분쟁으로 걸핏하면 복수를 저지르는 장면이 가감없이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중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과 여성이다. 둘 가운데 누가 더 끔찍하냐고 한다면 여성이다. 여자들은 몸을 잃고 원수의 씨까지 배어 자식을 낳아야 하기 때문이다. 철천지 역적의 아이를 바라보는 어미는 과연 모성애를 바라볼 수 있을까?

 

나왈은 그런 자식조차 사랑으로 태어났다고 유언으로 남긴다. 어느 대에서인가는 보복과 앙갚음을 끊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녀의 마음은 진짜였을 것이다. 지옥의 한가운데에서도 죄인을 속속 건져내는 미륵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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