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테아 샤록, 샘 클래플린 외 / 워너브라더스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코감기가 심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른쪽 콧구멍이 꽉 막혔다. 어깨와 허리도 쑤시다. 전형적인 감기몸살이다. 어째 올 겨울은 별탈없이 넘아가는게 싶었는데 역시나. 콧물을 훌쩍거리며 <미 비포 유>를 봤다.

 

일자리가 절실한 루이자. 이곳저곳을 알아보지만 마땅치가 않다. 그러던 어느날 직업소개소에서 간병인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전해 듣고 덜컷 지원했다. 기간은 6개월, 페이는 후하다. 클라크는 전신마비였다. 런던에서 잘 나가던 직장인이었던 어느날 급한 마음에 주변을 살피지 않고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다 그만 오토바이에 받치고 만다.

 

자, 이제 로맨스의 조건이 다 갖추어졌다. 처음에는 티격태겨하겠지만 여인은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남자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 결국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른다. 그러나 작가와 감독은 뻔한 결말을 내놓지 않았다. 윌은 안락사를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공증까지 마치고 담담히 생의 마지막을 대비하고 있었다. 물론 병세가 악화될 때가 있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한 상황은 아니었기에 주변 사람들 모두가 말린다.

 

윌의 선택은 존엄한 죽음이었다. 사고를 당하기 이전 자신의 생을 너무도 사랑했기에 변해버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구사회에서 한창 논란이 되었던 존엄사 논란을 로맨스 소설과 영화에 재현시킨 것이다.

 

우리는 흔히 그래도 살아야지, 라고 말한다. 살아남는 것이 무조선 선이고 죽음은 악이라는 편견이 강하게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기보다 싫은 나날을 계속 버티듯 살아가야 한다면 과연 삶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고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