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 이성복 아포리즘, 개정판
이성복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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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무질서와 무체계를 자유라고 생각한다.

 

우리처럼 경구나 금언을 좋아하는 나라도 없다. 엘리베이터 안에나 화장실 소변기 눈 위치 심지어 고속버스 자리 뒷면에도 붙어 있다. 분명 옳은 말임에는 틀림없지만 대체 어떤 맥락에서 필요한 말인지 알 재간이 없다. 

 

이성복의 아포리즘도 얼핏 보면 교훈 모음집이라고 볼 수도 있다. 짦은 글과 많은 여백은 보는 이들의 눈을 시원하게는 하지만 과연 한 권의 책으로 묶일만한 내용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 

 

그러나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는 화장실 경구와는 사뭇 다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시어에 가깝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 창작의 비밀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많고 많은 이야기를 거르고 걸러 핵심만 담아낸 정찬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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