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과 함께 : 신화편 세트 - 전3권 ㅣ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스타워즈 시리즈가 히트를 치자 줄줄이 후속편이 나왔다. 급기야는 첫 개봉 이전의 전 이야기도 등장했다. 이건 좀 너무하다 싶지만 조지 루카스의 머릿속에는 이미 모든 스토리가 들어있었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신과 함께 신화편>은 저승, 이승에 이어 출간되었지만 사실은 이전 이야기다. 곧 저승과 이승에 등장하는 각종 신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말해준다. 평소 신화라면 질색인터라 책을 펼치기 꺼렸지만, 황당한 이야기의 연속이라, 주호민은 내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책 속에 나오는 업처럼 모든 신들은 서로 얽혀 있다. 자신이 죽인 아비, 어미의 딸과 함께 저승과 이승을 떠도는 차사가 된 것처럼 누가 선이고 또 다른 이가 악인지 알 수 없다. 신은 선악을 판단하지 않고, 단지 주사위를 높이 던져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할 뿐이다.
결국 주호민은 신화편을 마지막으로 신과 함께의 장대한 마침표를 찍었다. 아쉬움과 두려움이 함꺼번에 몰려온다. 과연 그는 남은 생애동안 신과 함께를 넘어서는 대작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데뷰작이나 다름없는 시네마 역사에 남는 불멸의 영화인 <시민 케인>을 넘는 작품을 죽을 때까지 남기지 못한 오손 웰스처럼 되면 어쩌나? 그러나 이런 기우는 독자들이나 하는 걱정이다. 주호민은 꿋꿋이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