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불능 - 인간과 기계의 미래 생태계
케빈 켈리 지음, 이충호.임지원 옮김, 이인식 감수 / 김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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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 책상위의 잡다한 물건들을 싹 채우고 화장실을 다녀온 다음 방문을 걸어 잠그고 다 읽기 전까지는 이 방을 나서지 않겠다는 각오로.

 

나는 이 책을 기후변화 문제를 조금 더 깊숙하게 읽기 위해 선택했다. 지구온난화가 현실이 된 지금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문명 외에 다른 대안은 없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그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 책은 단지 기후변화 뿐만 아니라 인류문명 전체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곧 우리는 이미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왔으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몇 몇 현상은 단지 초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꿈꾸었던 미래 사회가 바로 지금 살고 있는 세계아닌가? 2020년이 되면 공중부양 자동차가 다니고 달나라쯤은 손쉽게 왔다갔다하고 인간보다 더 많은 수의 로봇들이 사람들의 시중을 들 거라는 만화를 진짜로 믿었는데. 아니면 정 반대로 핵폭탄이 터져 인류는 멸망하고 그나마 살아남은 인간들은 매케한 공기속을 떠다니며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으로 나뉘어 연인 살육잔치를 벌인다거나.

 

대체 그 미래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고작 인터넷이 생기고 불편하기 짝이 없게 첨단인양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며 이지페이에나 열광하는 정도. 내가 상상하는 미래에서는 적어도 탈부착이 가능한 휴대용 컴퓨터와 홀로그램 통화 정도는 가능했어야 하는데.

 

케빈 켈리는 성마른 나를 달랜다. 워 워 흥분하지 말라고. 기술은 누적적으로 발전하는게 아니야. 서서히 아주 서서히 스며들다가 어느 한순간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고. 노키아나 블랙베리가 망할 줄 누가 알았겠나? 아이폰이 나오며 죄다 휩쓸려 가버렸잖아. 다행히(?) 삼성은 반도체 기술력 덕분에 벼랑끝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모든 걸 지금의 잣대로 함부로 판단하면 안돼, 제어하려고 해서도 안돼. 강물을 막아 댐을 만들어 물길을 끊는다고 헤서 그게 얼마나 갈 것 같은가? 언젠가 터져버려. 차라리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예측하려 하지 않는게 낫지? 미래가 더디와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 마. 어차피 온다구. 비록 당신히 원하는 방향은 아니더라도. 중요한 건 통제 불능 상화에서 유연하게 살아남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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