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 회복하는 인간 Convalescence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24
한강 지음, 전승희 옮김, K. E. 더핀 감수 / 도서출판 아시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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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맨부커상을 받은 후 나온 반응은 두 갈레였다. 그럴줄 알았다와 그 정도까지는. 나는 뒷 줄에 섰다. 여성주의에 입각한 독특한 소재와 탐미적인 문장을 쓸 줄 아는 작가임에는 분명하지만 약점도 많기 때문이다. 우선 그는 스토리에 약하다. 곧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떨어진다. 사물이나 현상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묘사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묘사가 빼어난 것도 아니다. 문장은 지리멸렬하고 게다가 비문도 넘친다. 그럼 너는, 이라고 한다면 나는 지금 평론을 한다, 라고 말하겠다.

 

이 책은 한강의 단편 <노랑무늬 영원>을 영어 번역과 함께 실었다. 여성의 상처를 주제로 삼있다는 점에서 그의 다른 작품들과 별 차별이 없다. 설명이든 묘사든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빙빙 겉만 돌고 있는 문장도 여전하다. 예를 들면 '여덟 살 연상의 잘생긴 형부' 같은 표현이 그렇다. 도대체 여덟살 연상이 무슨 의미가 있고 잘생겼다는 게 어떤 것인지 전혀 언급이 없다. 코가 오른쪽으로 살짝 휘었지만 웃을 때는 샤프한 느낌이 들어 멋있어 보인다든지. 글을 보며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어번역을 다시 읽어보았다. 이럴 수가? 전혀 다른 소설이 아닌가? 문장은 간결하고 묘사는 적확하다. 사소설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원작과는 다르다. 번역의 힘을 새삼 깨닫는다. 비문은 절대 탐미적인 문장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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