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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즐거움 - 7:5:1 정리 법칙으로 일상이 행복해지는 기술
야마시타 히데코 지음, 박선형 옮김 / 생각정거장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 집에는 소파가 없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결혼하면서부터였다. 처음엔 거실이 좁아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3평에 살기도 했으니. 지금이라고 해서 확 넓어진 것은 아니지만 소파를 놓을 여유는 된다. 그럼에도 소파를 포기한 이유는 그 자리를 늘 차지하고 있는 책장 때문이다. 소파는 포기해도 책은 손에서 놓고 싶지 않다는 심리랄까?
문제는 책이었다. 어느새 집안은 책들로 포위되어 버렸다. 왠만하면 사지 않기로 결심했는데도 소용이 없다. 이런 저런 경로로 책은 늘어만 가고 거기에 씨디에 엘피까지 쌓이니 점점 집은 졸아든다. 급기야는 큰 맘 먹고 덜컥 오디오까지 지르고 보니 물건이 주인이고 사람이 종인 신세가 되고 말았다.
버리기가 유행이다. 미니멀리즘 운운하며 집안 정리는 물론 간소한 결혼식에 이르기까지 생활전반에 퍼지고 있다. 좋은 현상이다. 아무래도 물건을 쌓아두고 살다보면 이래저래 힘에 부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의 상실에 따른 아픔이 누군가를 만나 느끼는 설렘보다 백배는 크듯이 있던 물건을 버리는 것은 엄청난 결단을 요구한다. 다른 이에게는 아무 의미없는 물건이 본인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깃든 보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굳이 버리려고 한다면 서둘지 말고 천천히 음미하며 치워야 한다.
나의 경우 필요 없는 물건을 큰 본투에 담아 안 보이는 곳에 모아 두고 한달 이상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으면 그 때서야 버린다. 물론 막상 버릴 때도 그럴까 말까 몇번이나 고민하지만 에잇, 하는 심정으로 확 치워버리는 것보다는 낳다. 사람의 뇌는 급격한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버리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