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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트렌드 노트 - 빅데이터에서 재발견한 비즈니스 키워드 ㅣ 트렌드 노트
백경혜 외 지음 / 북스톤 / 2016년 10월
평점 :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여성분들의 대화 주제는 무엇일까? 70% 이상은 남 이야기다. 대부분은 험담이다. 내 주장이 아니다. 안토니 기든스라는 영국의 사회학자가 밝힌 조사결과다. 남자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다만 남자들의 남은 자신들과 직접 관련 없는 진짜 남인 경우가 많다. 정치인이 대표적인 예이다.
사람들은 남들에게 관심이 많다. 동떨어져 살면 생존의 위협을 느끼던 시절의 디엔에이가 여전히 강력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남들 이야기를 함으로써 서로가 동종임을 확인하고 안심한다.
트랜드는 동종의식의 현대판 현상이다. 내 옆의 누군가가 먹고 마시고 입고 떠드는 이야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트랜드는 자잘하게 쪼개지고 있다. 곧 대량생산식의 큰 흐름이 아니라 개성을 한껏 발휘한 제각각의 조류가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혼자 혹은 자녀없이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 트랜드가 폭넓게 퍼지고 있다.
이케아는 혼블러들의 마음을 뒤흔다는 아이템이다. 값이 싸면서도 북유럽 정서가 물씬 풍기는 트랜디한 가구들의 보물창고다. 물론 직접 조립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퍼즐이 익숙한 세대에게는 이 또한 트랜드의 일종이 된다. 마치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 같은 만족감을 주니까.
이 책은 기존의 거창한 전망 책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트랜드와 노트라는 단어를 결합시켜 말랑말랑하면서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우리가 이미 친근하게 접하고 있는 관련 검색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트랜드의 주기가 점점 빨라지면서 굳이 책의 형태로 낼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책을 펼쳐 든 순간 그 유행은 이미 망각의 과거를 건너간 것처럼 느껴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