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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법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8
도야마 히라쿠 지음, 박미정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6년 9월
평점 :
수학에 본격적으로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한 시기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였다. 중학교 때까지는 억지로라도 외워 대충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원리를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맞이한 고등 수학은 나를 절망의 구렁떨이로 밀어버리고 말았다.
흔히 수학 공부는 살아가는 데 큰 필요가 없다고들 말한다. 일부 전공 관련자들을 제외하고는 백해무익하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중요한 건 수학 기법이 아니라 철학이다. 곧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게 목적이 아니라 수학적 사고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를테면 입사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고 치자. 대부분은 막연하게 자신은 꼭 붙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당연히 처음에는 오버페이스를 하게 된다. 문제집도 사고 스터디고 하고 학원에도 가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은 점점 떨어진다. 초기의 정보 비대칭이 극복되면서 객관적인 현실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에 가서는 더이상 전진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든다.
그나마 그 때 그만두면 더 나을 것을 많은 이들은 한번 더를 외치면 계속 고를 한다.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곧 기존에 들어간 비용과 수고를 없는 셈치는 것이 훨씬 비용효과적임을 깨닫지 못하는 거다. 결과는 파국. 돈과 시간, 비용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다. 혹시 합격했다고 해도 그건 일종의 확률싸움에서 이겼을 뿐 진정한 승리는 아니기에 이후 보상심리에 시달리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수학은 단순한 학문이다. 답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그 길로 가는 방법은 여러갈레라는 거다. 아무리 답이 있더라도 다양하게 루트를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은 한쪽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는 서양 속담을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