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행: 눈길을 걷다
김희정 감독, 김태훈 외 출연 / 알스컴퍼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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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상낙원으로 여기는 북유럽 국가들의 유일한(?) 단점은 자연환경이다. 겨울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밤도 낮처럼 훤하니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그래서인가? 자살율도 매우 높다. 반대로 열대지방은 그런 현상이 거의 없다. 물론 자살이 아닌 다른 이유로 죽는 사람들은 더 많지만.

 

<설행>은 제목 그대로 눈으로 뒤덮인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알콜 중독으로 피정삼아 성당 요양원에 들어온 정우와 수녀 마리아가 만나면서 묘한 인연이 시작된다. 어느날 동네에 살고 있는 포수를 따라 산에 오른 정우는 조난을 당하면서 시간과 공간이 마구 꼬인다. 그 비밀은 영화 끝무렵에야 밝혀진다. 포수는 자신의 어버지였고 마리아는 무당이 될 뻔했던 버림받은 여자였다.

 

이 영화의 백미는 정우 역을 맡은 김태훈과 마리아로 분한 박소담이다. 뭔가 복잡하고 선뜻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임에도 두 배우의 열연은 이 한계를 극복하고도 남는다. 특히 알콜 중독환자역을 맡은 김태훈의 서늘한 연기는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수녀 역의 박소담 또한 순수하면서도 기묘한 이중적인 배역을 잘 소화하고 있다. 마치 <검은 사제>의 신호탄이랄까?

 

한가지 아쉽다면 이 영화를 극장에서 접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정도. 아무래도 디브이도로 보니 이 영화의 주연 중 하나인 설경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조만간 영화관에서 재상영 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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