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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평점 :
환경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높았던 시기가 있었을까? 연일 미세먼지 농도를 일기예보에서 알려주고 신종플루, 메르쓰, 구제역 소식에 대한 보도가 끊이질 않는다. 뒤늦게나마 가습기 살균제의 위험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과연 우리는 헬환경에 살고 있는 것인가? 역설적인 사실은 평균 수명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아이들의 체격은 과거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좋다. 암 환자의 치유율도 높아지고 있으며 그 결과 고령 인구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환경은 건강과 직결된다. 특히 아이와 노인은 주변 환경에 민감하다. 그 이유는 면역력이 차이 때문이다. 곧 전반적인 위생 환경은 좋아졌을지 모르지만 개개인의 면역력은 각자가 처한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어떻게 면역력을 확보하느냐다. 저자는 지나친 자연주의 물결에 반기를 든다. 백신주주사를 맞느니 자연에서 뛰어놀게 하면 된다는 식이다. 우리나라도 일부나마 이런 움직임이 있다. 율라 비스는 양비론적인 입장을 취한다. 주사를 피할 이유는 없으며 그렇다고 약물만으로 면역력을 기를 수는 없다.
글쎄? 개인 경험으로는 자연이야말로 유일하면서도 위대한 치유제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 열심히 살아온 나는 어른이 되어 잦은 몸살 기운에 시달렸는데 그 이유는 서울이라는 공간간의 갇힌 사무실에서 일해왔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돈이 없어 인천으로 집을 옮기면서부터다. 산 중턱 아래 자라잡은 빌라로 이사간 나는 석달간 극심한 이명으로 고생을 했다. 터전을 옮겨서 그런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동안 쌓인 독을 빼내는 과정이었다. 그 기간을 거치고 몸과 마음이 거뜬해지고 정신도 맑아졌다. 극단적으로 말해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그러나 서울로 일을 하러 가게 되면서 또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기운을 회복하는데 반나절 이상이 걸릴 정도였다. 옛날 어른들이 서울은 살 곳이 못되다는 말을 실감했다. 당연히 꼬박꼬박 출퇴근을 하는 심지어 야근까지 하는 일자리는 잡을 수가 없다. 그런데 신기한 건 집 근처 산을 쏘다니고 거의 매일 십킬로미터를 뛰어도 힘든 줄은 모르겠다. 문제는 서울만 갔다오며 발생한다.
의학전문기가 홍혜걸은 말한다. 인간의 몸이란 움직이라고 있는 거다. 의자에 않자 혹은 소파에 몸을 기대로 서너시간 기대 있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결국 최고의 면역은 공기 좋은 곳에서 움직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