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부탁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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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 가운데 신작이 나오면 무조건 읽는 이들이 둘 있다. 한 명은 무라카미 하루키, 다른 한 사람은 오쿠다 히데오다. 그만큼 일관되게 흥미롭다는 뜻이다. 물론 두 사람간에도 차이는 있다. 하루키가 미려한 문장에 감상적이라면 히데오는 거칠면서 직설적이다. 작가와 기자라는 출신 차이 탓도 있는 듯 싶다.

 

그래서인지 히데오의 장편 소설은 중반쯤 넘어가면 조금 지치는 경향이 있다. 초반부터 마구 달리다 보니 피곤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초기 작품인 <공중그네> 처럼 짧은 이야기의 연재물에서는 이런 단점이 보이지 않지만 <방해자>와 같은 초장편에서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순간이 온다. 독자의 숨통을 트여주는 순간이 거의 없어서.  

 

짤막하게 이어지는 형용사와 부사를 극도로 배제한 하드 보일드 스타일 글은 논픽션에 걸맞다. 히데오의 <야구를 부탁해>도 그 중 하나다. 야구를 좋아하는 터라 제목만 보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단숨에 읽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2시간 30분. 마치 익사이팅한 야구경지를 관람한 느낌이 들 정도 즐거웠다.

 

특히 한국의 부산까지 찾아와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보고 난 소감을 적은 글에서는 친근감이 더해져 더욱 흥미로웠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이천년대 초반 지구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 불리는 사직 야구장의 분위기가 글에서 물씬 풍겼다. 올해 이대호 선수가 다시 돌아온다는 다시 한번 부산 야구열기의 부활도 기대해 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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