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 일반판 (2disc)
이준익 감독, 박정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시대마다 나이에 대한 느낌은 다르다. 내가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군대를 다녀온 예비역들을 보면 늙구스레한 아저씨들 같았다. 따지고 보면 서너살 차이밖에 안되는데. 또한 당시에는 서른만 되도 인생 다 산 것처럼 티를 냈다. 

 

그러나 지금 나이 서른이 어디 어른인가? 마흔은 또 어떤가? 쉰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한창 젊은 때이다. 예순 쯤은 되어야 나이 들었다는 소리를 듣는데 그러면 예순 넘는 분들은 역정을 낼지도 모른다. 아직 청춘이라구?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들은 대게 어렸다. 유관순 열사는 불과 십대에 윤동주는 스물 일곱에 생을 마쳤다. 엄청 나이가 많아 보였던 방정환도 불과 서른 둘에 인생을 마감했다. 과연 나는 그 나이 때 무얼했나?

 

너무 부끄러워하지 말라. 상황이 바뀌면 누구나 지사가 될 수 있다. 삶과 죽음에서 갈라설 뿐이다. 그렇다 나도 20대 때에는 열심히 싸웠다. 단지 죽지 않고 살아남았을 뿐이다. 영화 <동주>가 돋보이는 건 독립투사의 거룩한 삶에 주목한 게 아니라 이십 대 청춘에 포커스를 두었기 때문이다. 독입운동에 뜻을 두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해나가는 그들이 이 시대의 젊음과 무엇이 다른가?

 

덧붙이는 말

 

영화를 보는 내내 송명규 역을 맡은 박정민에 감탄했다. 마치 실제 인물이 영화속에 등장한 느낌이었다. 그 또한 고려대학에 입학하고도 연기를 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한국예술종합원으로 자리를 옮겼다니 왠지 범상치 않은 결기가 느껴진다. 반면 강하늘을 아쉬웠다.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라 시인 김동주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아서다. 강하늘의 얼굴이나 체격 자체가 굵은 느낌이 들어서다. 마치 젊은 시절의 이병헌을 보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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