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하지 않는 연습 -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연습 시리즈
구사나기 류슌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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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 철지난 다이어리를 사은품으로 준다는 공고가 떳길래 얼른 들아가 보았다. 세트로 구입하면 준다고 하는데 마땅히 살 책이 없어 고민하다 신카이 마코토의 <초속 5센티미터>와 <언어의 정원> 묶음을 일단 클릭하고 보관함에 넣어두었다. 다른 세트에 비해 값이 싸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틀이 지나 오늘 다시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내가 원했던 다이어리는 이미 매진되었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쉽다는 마음과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 교차한다. 만약 공고가 나온 것을 보고 바로 주문했다면 다이어리를 득템해서 기뻣겠지만 막상 주문을 하고 받고 나면 이미 디이어리가 다섯 종이 넘는데 또 하며 한숨을 쉬었을 테니 말이다.

 

이 모든 삼라만상은 내가 반응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인터넷 서점도 이 점을 알고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가격을 낮추거나 사은품을 걸거나 재고를 싸게 팔아넘긴다. 소비자들은 내 지갑속 카드를 노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 기회를 놓치면 손해본다는 착각에 빠져 바삐 손가락을 움직인다.

 

반응이 없다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 문제는 그 반응이 나를 피곤하게 하느냐이다. 이틀동안 내게 일어난 해프닝을 돌이켜보면 큰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피곤을 느낀 것은 사실이다. 이 피로는 발심, 곧 내 마음이 움직여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어떤 반응이 좋은 것인가? 다시 말해 좋은 반응과 나쁜 반응을 구분하여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반응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예를 들어 집에 불이 났거나 지진이 발생했다면 최대한 급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러나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인터넷 쇼핑에서는. 나의 경우 사야할 목록을 미리 적어둔 다음 필요한 순서대로 지워가며 구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처럼 즉각 반응과 나중 반응을 구별하여 행동하다 보면 자연스레 피곤함을 주는 반응을 줄이게 된다. 물론 완전하게는 힘들겠지만.

 

덧붙이는 말

 

이 글도 나중 반응을 적용하여 쓰고 있다. 한 주 동안 읽은 책 제목을 죽 쓰고 나서 감동을 받은 순서로 정리하여 하루에 쓸 분량을 정해 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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