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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부 (스페셜 리허설 에디션 대본) ㅣ 해리 포터 시리즈
J.K. 롤링.잭 손.존 티퍼니 원작, 잭 손 각색, 박아람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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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은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끝날듯 끝나지 않으며 이어지던 해리포터 시리즈가 막을 내리자 독자들은 또다른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초조해지고 말았다. 해리포터가 어른이 되고 나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지점에서 조안 롤인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어른이 된 해리포터 이야기는 마치 초반분에 아역으로 인기몰이를 하던 사극 드라마에 성장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리 포터 이야기의 중심은 어른이 아니라 어린이들이라는 점이다. 수염이 듬성듬성 난 피터팬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작가는 영리했다. 장르를 바꾸자. 일단 시나리오를 써서 연극 무대에 올려 관객들의 반응을 보자. 반응이 좋다면 그 때 소설로 바꾸어 써도 좋다. 시니리오니 집단 창작도 가능하다. 연극 대본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전문분야이니까.
만약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작가였다면 무슨 개소리냐며 이런 제안을 걷어차버렸겠지만 조안 롱링은 겸허하게 해리 포터에 대한 전세계 팬들의 열화같은 요구를 받아들였다. 정부의 생계보조금을 받으며 카페에서 글을 쓰던 시절의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내용을 보자. 역시 큰 줄기는 어른이 된 해리와 아들이 겪는 갈등이다. 해리는 아들의 모습에서 어린시절의 자신과 기억조차 없는 부모를 함께 떠올리며 혼돈에 빠진다. 도대체 이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 정답은 없다. 그가 아무리 영웅이고 초베스트셀러의 주인공이었다고 하더라도 아들과의 관계는 쉽게 풀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과연 연극무대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직접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