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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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글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다. 어떻게 끝가지 읽기는 했는데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몇 년이 지나 영화를 보았다. 티브이에서. 얼핏 보다 졸려 잠이 들었다. 재미있었다면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봣겠지?

 

동네 도서관에 들렀다. 운명(?)처럼 이 영화의 디브이디를 빌렸다. 왠지 모를 죄책감 혹은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데 왜 나는이라는 의구심이 작용해서가 아닐까? 역시 신파였다. 소재 자체의 파격성이 억지로 눈물을 자아낸다. 게다가 송혜교와 강동우라니. 소설 속에서 묘사한 주인공들과 너무도 먼 설정 아닌가?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책을 들었다.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서. 그래, 이 소설은 별게 아니야. 그러나 별 것이었다. 작가는 소재에 매몰되지 않고 특유의 겅정 겅중 뛰는 문학적으로 말하면 시적 표현으로 매우 함축성있게 글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초반에 글에 익숙치 않았던 건 소설 특유의 설명이나 묘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첫 작품의 어설픔때문인지 아니면 작가 특유의 문체인지는 정직하게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참신하다는 것이다. 참신함은 첫 소설로 족하니 또 어떤 주제와 소재, 그리고 문체로 독자들을 놀라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피츠 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가 그의 대표적이 아니듯이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첫 장편소설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말이다.

 

* 소설을 읽는 내내 떠올린 작품이다. 늙음과 젊은은 비가역적이다. 그러나 그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면? 소설가는 이 지점에 주목하여 글을 써나갔다.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김애란의 소설도 마찬가지다. 아들이 부모보다 더 늙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은 이른 죽음이겠지만 똑같을 수는 없다. 불행하게도 김애란은 달리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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