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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왕 형제의 모험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장편동화 ㅣ 재미있다! 세계명작 4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드 그림 / 창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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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두렵다면 그건 삶이 괴롭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삶을 즐겁게 바꾸는 게 해답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러지 않는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이라고 하면서도 죽음 앞에 벌벌 떤다.
소설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장렬히 죽음을 택한 형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말미에나 나올법한 내용이 초반에 등장하는 셈이다. 그러자 진짜 작가라면 처음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줄 알아야 한다. 스티븐 킹도 그랬다. 이도 저도 안 먹힐 때는 주인공부터 죽이고 보라.
주인공이 죽었으니 이야기는 끝나야 하지만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암투가 살벌하게 펼쳐진다. 죽고나면 더 이상 삶이 이어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게 뭐람? 주인공은 또다른 선택에 맞닥뜨린다. 죽기보다 싫은 죽음의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또다시 죽어야 한다. 설령 그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른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일단 죽어야 한다.
삶속에서도 많은 죽음을 경험한다. 자의반 타의반 직장을 그만두거나, 원컨 원치 않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할 때 사람들은 죽음을 떠올린다. 정말 죽는다면 이런 기분이겠지. 그렇다. 죽음의 기분은 바로 그런 거다. 돌려 말하면 삶과 죽음은 별개가 아니라 이어져 있다. 죽음 가운데에서도 살아야 하고 삶 속에서도 죽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희망이다. 린드그렌 여사는 이 말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