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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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행혐오증 환자다. 다들 열광할 때 한발쯤 비껴나 있다가 그 열광이 사라지면 슬쩍 건드려본다. 요시모토 바나나도 마찬가지다.

최근 감각적인 글쓰기로 꽤 인기를 얻고 있다는 그녀의 대표작 <키친>을 읽었다. 일본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들의 소설에서는 모던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마치 국적불명의 음식을 먹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짧게 끊어쓰는 문장에도 매력을 느낀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감정의 과잉을 자제하는 빠른 문체가 유행이라고 한다. 나는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동안 우리 소설은 지나친 수사와 과장된 감성으로 독자들을 괴롭혀왔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설에 구질구질한 우리의 삶이 불어터진 면발마냥 퍼질러있다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요시모토의 소설은 상큼하다. 자신의 슬픔이나 불행을 과장되지 않게 담담하게 써내려가면서도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솜씨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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