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떤 장면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주 강렬한 느낌이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내가 현실세계에서 느끼지만 제대로 표출하지 못했던 그 어떤 것이었다. <변신>은 마치 꿈속의 강렬한 느낌같은 소설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나는 벌레가 되어 있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그 사실을 믿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받아들이게 된다. 문제는 그 순간부터 불행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속은 인간이지만 겉은 벌레인 주인공은 가족들로부터 버림받는다. 아아 이것이 제발 꿈이었다면. 그러나 이것은 꿈이 아니다. 현실이다. 깨어지지 않는 꿈이다. 카프카는 경제적으로는 풍요롭게 자랐지만 정신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특히 아버지의 거친 태도에 큰 저항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겉으로는 얌전한 아들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중적인 상황이 모든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다면 이는 지나친 비역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