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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황진이
김탁환 지음, 백범영 그림 / 푸른역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평소 우리 소설에 대한 불만은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즉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쓰는 글이 적다는 것이다. 그 결과 소설은 하나마나한 말장난의 연속, 혹은 작가의 관념의 덩어리에 머물고 만다. 서양의 경우 전문가 소설은 이미 대세를 이루고 있다. 로빈 쿡, 존 그리샴 등은 대표적인 예다.
김탁환의 소설은 그래서 반갑다. 그는 엄염한 전문가이다. 국문학 전공자인 그는 특히 조선시대 산문(혹은 소설)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학자출신이다. 그래서인가? 그의 소설에는 우리 작가에서 느껴지는 과잉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근거있는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다.
<나, 황진이>를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전형적인 1인칭 소설인 이 책을 읽노라면 훌쩍 조선시대 어떤 때쯤으로 돌아가있다는 생각이 든다. <방각본>에서 보여준 어설픈 추리기법보다 규방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이 책이 훨씬 성과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