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쉬박사의 일대기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영화가 유명해져서 그런지 내쉬박사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천재적인 과학자가 어느 순간부터 정신우울증에 빠져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의 학문적 성취는 뜻밖에도 몇십년이 지나, 그것도 경제학분야에서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천재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늘 그의 충실한 부인의 내조가 있었다. 현실같지 않은 이런 이야기는 그 자체가 드라마일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왠지 영화를 보면서도 그 사실이 피부에 와닿지가 않았다. 내 생각에 영화는 드라마만 강조했을 뿐 그가 학술적으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는 빼먹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구세주와 같은 책이었다. 왜냐하면 내쉬 박사의 천재성 못지 않게 그가 어떤 분야에 대해 고민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장하는 속칭 게임이론은 지식이 상대적일수밖에 없으며, 얼핏 당연하게 보이는 모든 법칙에는 인과관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즉 어떤 규칙이 주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규칙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인터넷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책이 다소 두껍기는 하지만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과학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떤 고민을 하게되는지 알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