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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세계화
쟝-피에르 바르니에 지음, 주형일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한동안 세계화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세계화를 단순한 문호개방정도로 생각했던 대통령의 무분별한 개방조치는 결국 IMF 위기를 낳았다. IMF 위기를 호되게 겪었음에도 우리는 세계화에 여전히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에게 자유무역거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쌀을 비롯한 먹거리까지 개방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화에 있다. 그것은 바로 문화라는 이름을 쓴 문화상품이다. 얼마전 제주도에 간 적이 있다. 내가 놀란 것은 풍광의 이국성이 아니라, 시내 중심가에 외국계 체인점이 눈에 뜨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맥도날도, 스타벅스 등 그 흔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동시에 내 눈이 그동안 얼마나 왜곡되어 왔는지 알게 되었다.
저자는 문화상품화의 세계화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단지 미국만의 문제이겠는가? 이 땅의 토종을 노리는 무분별한 침략은 단지 미국, 일본.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거대자본도 마찬가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