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은희경은 인기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인기작가란 흔히 대중적으로는 인기가 있지만 문학적으로는 문제가 있다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주장은 무릇 대중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탄생한 소설의 본래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문학적 엄숙주의가 빚어낸 희비극이다. 개인적으로 은희경씨의 마이너리그를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의 세계를 드라마틱하게 꾸며내는 이야기솜씨에는 혀를 둘렀다. 여성판 성석제라고나 할까? 그녀의 현란한 글솜씨에 반한 탓일까? 그녀의 후속 소설 상속은 조금은 정체된 느낌을 준다. 행여나 인기작가라는 비판에 스스로 이야기솜씨를 억제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