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와 구더기 -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우주관 현대의 지성 111
카를로 진즈부르그 지음, 김정하.유제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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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와 구더기는 그 명성만큼이나 많은 논란을 낳은 책이다. 마치 역사에 소설을 결합한 듯한 이 방식에 대한 찬사만큼 역사를왜곡 혹은 희화시킨다는 비난도 거셌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전공자들의 다툼일 뿐, 나같은 일개 독자는 그저 재미로 이 책을 읽을 뿐이다. 재미면에서 이 책은 사실 숱한 각주는 조금 귀찮았지만 뛰어나다. 특히 메노키오의 자기 의식 형성과정은 그 자체로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결국 메노키오는 몇차례의 사면에도 불구하고 사형에 처해진다. 그 사실여부를 떠나 나는 이 마지막 결말이 마음에 든다. 만약 그가 사형당하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꺾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사형당함으로써 그의 정당함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그는 자신의 이단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의 생각은 고립과 독서를 통해 형성되었다.' 중세가 멸하고 근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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