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맛과 추억
황석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음식을 소재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기사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먹고 살만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음식을 단순히 생존을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골라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음식의 양과 질,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글과 방송 들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졌다.

그러나 맛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것은 음식의 맛이 시각과 후각이라는 원초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반면 글은 이해라는 후천적인 감각을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석영 선생의 이 책은 글을 읽는 사람의 후각을 자극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값진 요리하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덧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 음식에 대해 말이다.

과연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음식을 맛보게 될지 의심스럽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그 음식을 먹고도 맛의 진가를 알아채지 못하게 될 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들 어찌하겠는가? 미각이란 아주 어린 시절에 형성되어 쉽게 변하지 않게 마련인 것을. 그저 황석영 선생의 황홀한 맛기행에 만족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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