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배우 정성화에게 이제 개그맨 출신이란 딱지는 더이상 언급할 필요조차 없어졌다
삶이란 걸리적거리죠, 가치 있게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비틀쥬스를 관람했다. 요즘 같은 시국에 발걸음이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마스크로 중무장하고 마음 단단히 먹고 다녀왔다. 팀 버튼의 영화를 먼저 본 터라 기대 반 설렘 반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원작에는 음악이 거의 없으니까. 과연 뮤지컬에서는 어떤 새로운 곡을 만들어냈는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임팩트는 없었다. 한국 초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고 수준이하란 뜻은 아니다. 3층에서 보았음에도 배우들의 음성이 또렷이 잘 들렸고 도리어 무대전체를 볼 수 있어 이외의 장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정성화씨 라이브를 처음 접했는데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매력이었다. 리디아 역을 맡은 장민제는 극중 인물이 그대로 빼어놓은 듯 한 착각이 들만큼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델리아로 분한 신영숙은 명불허전, 그야말로 극을 가지고 놀 줄 알았다. 전체적으로는 1부는 대사가 많아 다소 늘어졌지만 2부는 노래들이 휘몰아치면서 전혀 지루할 짬을 주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공연이 끝나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었을텐데 칼같이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되었으면 좋겠다. 점점 회의적이 되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annevergreen/222431124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