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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수업 - [할인행사]
팀 버튼 감독, 위노나 라이더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보다가 중간에 깜빡 졸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만약 극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꽤 난감했을 텐데, 나중에 다시 보러 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겠지. 다행히 거실이었다. 디브이디 플레이어를 돌려 처음부터 또 관람했다. 희한한 건 조금 전에 본 장면들이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다. 주인공 부부가 왜 죽게 되었는지도 두 번째 보고서야 알았다.
<비틀쥬스>는 펭수에서 언급한 덕분에 본 영화다. 물론 팀 버튼의 초기 걸작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직하게 말해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는 기괴하면서도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연출에 능한데 쓸데없는 유머가 가미되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버린다. 물론 내 주관적인 평이다. 여하튼 <비틀쥬스>는 팀 버튼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었다. 죽음의 세계를 시종일관 담담하게 그려가다 결국 산 자와 함께 어울리는 세상을 보여준다. 사실 현실에서도 죽지 못해 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경제적인 어려움도 문제지만 인간적인 모멸은 더욱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서울대 청소하시는 분께 건물이름을 한자와 영어로 써내게 하다니. 쓸데없는 권위의식의 잔재들이 오늘날 여전히 유령처럼 돌아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