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다녀왔다.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 내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하다는 건 알았지만 추가 검사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여하튼 결론은 위중 전 단계. 곧 당장 쓰러질 지경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조절하지 않으면 바로 위험해진다. 게다가 혹시 몰라 엠알아이까지. 정직하게 말해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몸이 쉽게 붓고 머리도 자주 아프고 소변도 시원치 않았다.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혹시. 결과를 알고서 한편으론 시원하면서도 억울했다. 술, 담배도 하지 않고 매일 밤 30분 이상 계단 오르기를 하고 수시로 산에도 가고 최근엔 다시 수영장도 다니기 시작했는데. 차라리 몸을 함부로 굴리다 상했다면 후회도 없을 텐데.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정도 관리를 했으니 더 나빠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유전자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이다. 중요한 건 내 봄날은 이제 끝났다는 사실이다. 딱히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소소한 행복과도 이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소금과 설탕을 극단적으로 줄여야한다. 김치찌개나 케이크 같은 음식은 금물이다. 뭐 그 정도는 괜찮다. 아주 선호하던 것들도 아니었으니. 김치도 안 먹으려면 안 먹을 수 있을 정도니까. 빵은 통밀로 된 걸 먹으면 되고 비빔밥은 고추장만 빼면 되니까. 그럼에도 계속 허전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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