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는 수평과 수직 충돌 때문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꼬집어 특정 사안을 들지 않더라도 지금처럼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된 적은 없다. 대부분은 수직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 책임이 있지만. 그 출발은 며느리들의 반란(?)이었다. 똑같이 교육받고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 시집살이란 어색한 단어다. 굳이 함께 살지 않더라도 명절날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풍경을 떠올려보라. 문제는 고부간뿐만 아니라 시댁식구 더 나아가 남편과도 부딪친다. 정확하게 말하며 이러한 모습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다만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페미니즘 운동도 마찬가지 맥략이다. 여자가 사회에서 겪는 갖가지 곤란함은 늘 잠재적인 폭탄이었다. 비로소 터졌을 뿐이다. 급기야 가장 폐쇄적인 집단인 군대에서도 빅뱅이 벌어졌다. 격리병사들의 부실한 급식, 여중사를 향한 성폭행, 해병대의 단체 체벌은 대표적인 예이다. 과거 같으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을 사건들이 봇물처럼 폭로되고 있다. 모바일과 인터넷 확산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만 크게 보면 수평과 수직의 충돌이다. 곧 수평이 더 이상은 수직에 참지 않겠다는 선전 포고다. 이 과정에 크고 작은 문제는 발생하겠지만 결국 이 흐름은 대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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